1990년대까지의 광주광역시는 평범한 지방 중소도시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광주광역시는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갈 일이 잘 없었죠.
저는 2000년대에 들어서야 회사 일로 종종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KTX가 개통되기 전에는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2004년 이후로 KTX를 탔고, 그것도 2015년 전까지는 고속철도망이 아니라 일반 철도망이었습니다. 광주까지 가는 기차의 속도가 아주 빠르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다른 지방의 광역시들도 그렇지만 광주광역시 역시 아파트 시세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09년 이전까지는 제가 기억하는 첫 광주광역시의 이미지인 199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오늘은 최근 들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광주광역시 부동산 입지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인구, 시세, 면적으로 보는
광주광역시 부동산 입지
광주광역시는 광역시 중에서 시세가 가장 낮다.
광주광역시는 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시세가 낮습니다.광역시가 되면 광역시가 아닌 중소도시들과는 다른 위상으로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가 돼야 했었는데 그렇지 못한 지역이었다는 것이죠. 그런 밋밋한 지역이었던 광주광역시에 변화의 기미가 보였던 시기는2010년 전후였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하나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광주광역시 인구수부터 살펴볼까요?
북구와 광산구에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인구수는 총 146만 명입니다. 행정구는 5개고요. 그중 북구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광산구도 광주광역시에서는 인구가 많은 편이고요. 그리고 큰 격차를 두고 서구, 남구, 동구 순입니다.
북구와 광산구의 인구는 왜 많을까요? 일단 면적이 다른 행정구와 비교해 매우 넓습니다.
광산구와 북구가 면적이 가장 넓다.
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방 도시의 경우 면적이 넓은 지역이 오히려 인구수가 적습니다. 특히 군 지역이 포함된 곳이 그렇지요. 대표적으로 인천광역시 옹진군, 부산광역시 기장군, 대구광역시 달성군,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그렇습니다. 면적은 넓은데 인구수가 적습니다.
그렇다면 광주시의 북구와 광산구는 특별한 이슈가 있다는 겁니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말씀드렸나요? 바로 일자리입니다.
아마도 북구와 광산구에 가장 많은 일자리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서구, 남구, 동구는 상대적으로 일자리의 숫자가 적다고 판단하셔도 무방하실 것 같습니다.
다음은 아파트 시세를 볼까요?
남구와 서구가 가장 평단가가 높다.
아파트 시세를 보면 놀라운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인구가 많은 곳이 통상적으로 아파트 시세가 높다고 말씀드렸는데 광주광역시의 경우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옵니다.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남구, 서구가 높고, 인구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북구, 광산구의 시세가 낮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의 저서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 에서도 말씀드렸었고, ‘서울 부동산의 미래’라는 책에서는 서울을 예로 들어 이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땅의 밀집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부동산 가치는 올라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영동 지하 도시를 땅속 깊은 곳에 만들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동산의 가치가 높아질 지역이라고 말씀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아마도 남구와 서구가 광산구나 북구보다 면적은 작지만, 면적당 인구수는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겁니다. 면적당 인구수, 즉 땅의 밀집도를 봐야 절대 인구수와 면적에 가려진 입지 가치를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죠.
그럼 인구와 아파트 시세와 면적을 같이 볼까요?
남구와 서구는 광산구와 동구보다 면적은 작지만, 밀집도가 높다.
그래도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땅의 밀집도나 입지 위치만 보면 서구가 제일 가격이 비싸야 할 것 같은데 왜 남구가 가장 비싼 것일까요?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라는 책에는 KBF(Key Buying Factor, 핵심 구매 요인)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교통, 교육, 상권, 환경 프리미엄으로 입지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인데요.
부동산 입지 가치를 평가하는 네 가지 요소
서울과 부산은 교통 프리미엄이 가장 높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외 지역은 4가지 KBF 중에서 어떤 요소에 가장 큰 가중치를 둬야 할까요?
바로 교육입니다.
대구광역시 지역을 예로 든다면, 대구광역시 전체는 평당 1천만 원 시장인데도 오직 수성구만 평당 2천만 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온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교육 프리미엄이죠.
광주광역시 남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봉선동이라는 광주광역시 최고의 교육 인기 지역이 있습니다. 교육환경이 좋은 곳은 거주 환경이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직방에서 본 광주 남구 지역 고등학교 정보
그래서, 교육환경, 즉 거주환경이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남구가 가장 시세가 높고 그다음으로 서구, 동구, 광산구, 북구 순의 시세가 형성된 것입니다.
그럼 남구, 서구는 그래도 이해가 되는데 동구는 그래도 이상합니다. 특별한 것이 없는 지역인 거 같은데 북구보다 시세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공부 잘하는 친구를 사귀라고 많이 말씀하셨을 텐데요. 부동산 입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동구의 모든 지역이 다 시세가 높은 것이 아니라 아마도 남구에 가까운 쪽에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남구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시세가 높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서울 부동산을 공부하시면 전국 부동산을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제가 ‘서울 부동산의 미래’를 집필한 이유도 그것인데요. 광주가 생소하신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의 행정구와 광주의 행정구를 비슷한 성격을 지닌 곳끼리 매칭해 보겠습니다. 그럼 광주를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확실하게 지역 분위기를 이해하실 겁니다. 정말 서울의 그 지역 분위기와 거의 같습니다.
광주를 잘 모르시는 분이라면 이렇게 이해해볼까요?
광주광역시,
인기 아파트는?
광주광역시는 최근 5년 동안 꽤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절대 가격이 높지 않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오른 가격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면만으로도 여전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직방에서 본 광주에서 평단가 높은 단지들. 남구 봉선동에 집중되어 있다.
광주광역시 아파트의 평균 시세가 평당 약 700만 원 정도입니다. 광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인 남구 봉선동 ‘봉선 남양 휴튼 2차’ 아파트도 평당 1,800만 원 정도입니다.
직방에서 본 광주 남구 봉선동 인기아파트 목록
남구 봉선동에서 제일 인기 많은 아파트는 포스코더샵입니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학군이지요. 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고, 중학교, 고등학교 학군도 좋습니다. 단지 주변에 학원가도 형성되어 있고, 이마트 등의 상권도 깔끔합니다. 특히 술집 등 유흥업소가 전혀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되겠지요. 학부모인 어머님들이 별로 안 좋아한다는 PC방도 없다고 합니다.
직방에서 본 봉선동 ‘포스코더샵’ 거주민 리뷰 중 한 50대 남성의 리뷰. 돌아가기엔 집값이 너무 올라버렸다.
무엇보다 산 등의 녹지공간이 풍부하여 공기의 질이 완전 다르다고 합니다. 또한, 광주에서는 남쪽 끝이지만 제2 순환도로 입구가 인근에 있어 광주의 북쪽, 동쪽, 서쪽까지 막히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교육 환경 및 생활 환경으로 갖출 수 있는 조건은 대부분 갖춘 단지라는 것이죠. 이 아파트 단지의 입지 조건을 아까 말씀드린 KBF에 대입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봉선동 내에도 ‘봉북’, ‘봉남’이 있습니다. 봉선동도 다 같은 봉선동이 아닙니다. 이마트 상권 라인을 중심으로 북쪽을 봉북(봉선동 북쪽 단지, 주로 90년대 아파트), 남쪽을 봉남(봉선동 남쪽 단지, 주로 2000년대 아파트)이라고 하는데요. 당연히 남쪽이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고 시세도 높아 선호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봉북과 봉남 두 지역 간에 서로 어울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유사합니다. 대치동은 주변의 개포동이나 일원동과도 차별화되고 싶어 하니까요.
아이러니 한 건 그렇게 주변 지역과 분리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 지역의 시세는 더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광주광역시도 좋은 곳이 더 시세가 상승하는 방향으로, 지역별로 분화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입지를 공부한다는 차원에서도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지역이기도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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